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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도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_잠언시집을 읽고 느낀 점

by 자이영 [Book Review] 2023. 2. 25.

소개 

이 책은 잠언 시집으로 작자미상, 무명 시인, 유명시인들의 시가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사전에 따르면 잠언은 2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르쳐서 훈계하는 말, 두 번째는 구약 성경 가운데 한 권으로 솔로몬 왕의 경계와 교훈을 내용으로 삼고 있는 책을 뜻합니다. 유의어로 격언, 금언, 명언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잠언시는 가르쳐서 훈계하는 내용의 시를 뜻하며, 주로 명상적이고 자기 성찰적인 어조를 띤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잠언시집으로서 이 책의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시집답게 다른 책들의 프롤로그 부분에 엮은이는 다른 시를 인용하여 독자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차례는 총 5장이며 소제목은 따로 없습니다. 또한 마지막엔 이문재님의 해설이 있어 타인의 해석을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엮은이는 류시화님으로,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하시면서 데뷔하셨고 대표작으로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마음챙김의 시" 등이 있습니다. 

시집의 장점

아침에 일어난 뒤, 밤에 자기 전에 읽기 특히 좋습니다. 간단하게 하루를 시작하며, 마무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누군가의  삶, 깨달음을 한 페이지에 담아낼 수 있는 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시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히 접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집 덕분에 이후에도 시집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상 깊은 키워드

이 책에서 배운 내용들은 침묵, 경청, 사랑, 경험, 관찰이라는 5가지의 키워드에 함축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실생활에서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몸소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라 어렵지 않게 본인의 삶에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경청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는 것은 정말 많은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몇 번을 강조해도 아깝지 않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보통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데, 옆자리에 마침 수다떨러 온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가 글쓰기에 집중해도 저의 귀는 열려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들려오진 않더라도 누가 주로 얘기하는지는 구분이 됩니다. 지금도 한 분이 굉장히 실감 나면서 즐겁게 자신의 경험담을 계속 말하고 있는데 제가 주목한 건 그 얘기를 듣는 상대방이었습니다. 어떨 땐 손뼉을 치며 뒤로 웃기도 하고 상대의 말을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리해주기도 하며 그런데도 중간중간 자신의 얘기를 살짝씩 하며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진정성 있는 반응인데 아마 상대방도 이러한 반응에 신나서 더 큰 목소리로 즐겁게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타인을 보면서 무언가 느껴본 적이 많지 않았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구절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 이 구절을 이 상황에 적용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그저 제가 글을 쓰고 힐링을 얻고 배움을 느끼는 곳이니 적었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약 20년간 만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할 텐데 항상 경청이라는 키워드를 기억해야겠습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은 키워드는 관찰입니다. 저는 살면서 자신을 진정으로 들여다본 기억이 없습니다. 책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타인에게 관심도 없었고 굳이 제 삶을 되돌아본 적도 없었습니다. 되돌아보기에 짧은 생이기도 하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가치관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책을 보고 침묵 속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소중한 시간을 통해 과연 무슨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자기 삶을 치열하게 살아낸 시인들이 쓴 짧은 시에 담긴 내용들에서 진심을 느꼈기 때문에 실행해보고자 하는 원동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나온 작자 미상의 시 중에 "기도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겠죠. 왜냐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침묵하시고 어떤 충고도 하지 않으시며 일을 직접 해결해 주려고도 하지 않으시니까요. 하나님은 다만 우리의 기도를 말없이 듣고 계실 뿐"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침묵과 경청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쓰였지만 저는 관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침묵 속에서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 어떤 내면의 변화를 가져올지 앞으로 스스로 지켜보려 합니다.  

 

자성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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